지진과 단층: 우리가 몰랐던 땅속의 부러진 진실

지진은 왜 발생할까요? 보통은 땅의 움직임에 의해서 발생하는 진동파가 지진이니까 실제로는 어디서나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죠. 우리나라도 포항 지진이 큰 피해를 줘서 사람들이 이제는 지진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도 하고, 우리가 지진에 있어서 그렇게 안전한 나라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됐죠.

그런데 솔직히 인간의 흔적이 없는 곳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그냥 일반적인 자연현상일 뿐이죠. 하지만 사람의 문명이 있는 장소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재앙입니다. 건축물이나 토목공사를 해 놓은 지형지물이 엄청난 피해를 보고,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도 하니까요. 지진은 보통 화산이나 지각판의 움직임에 의해 발생하지만, 주로 단층의 활동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사실 제가 지진이라는 거대한 현상보다 단층에 더 주목하고 이야기하고 싶은 이유가 있습니다. 지진은 땅이 떨리는 결과론적인 현상이지만, 그 떨림을 만들어내고 실질적으로 지표면을 찢어버리는 임팩트 있는 움직임의 진짜 주인공은 바로 단층이기 때문입니다. 단층의 활동이 지진의 유일한 원인은 아닐지라도, 우리 발밑의 땅을 직접적으로 뒤흔들고 파괴하는 가장 위험한 실체라는 점을 논리적으로 풀어보고 싶었습니다.

대학 다닐 때 전공을 해서 단층이니 지진이니 이런 용어들에 대해서 익숙하기는 하거든요. 하지만 단층이라는 건 정확한 의미를 책으로만 알았지, 답사를 통해 직접 보거나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이 없어서 갑자기 궁금해졌어요. 한번 제대로 알아보죠.

1. 용어 정의: 단층이란 무엇인가?

뭐든지 우선 용어의 정의를 확인해야 합니다. 단층이 뭘까요? 흔히 아는 한자의 의미를 생각해보면 땅의 단면이 보이는 층 정도로 추정할 수 있는데요. 한자로는 단층(斷層)이라고 씁니다. 끊을 단자와 층 층자를 조합했네요.

결국 끊긴 땅의 층의 단면이 보여서 층이 보이는 장소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영어로는 Fault라고 합니다. Fault의 일반적인 의미를 봤을 때, 지층이 어긋난 현상과 의미가 잘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용어 해석을 하고 나면 좀 어려워지는데요, 가능한 쉽게 이야기해 볼게요. 사실 단층은 주변에서 잘 보기 어렵습니다. 우리나라에는 현재도 활발히 움직이는 활성단층이 거의 없거든요. 양산 단층이나 추가령 구조곡 같은 일부 지역에서만 관찰되죠. 그래서 그냥 절벽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지층이 비틀려서 그 층이 드러난 곳이라 일반적인 절벽과는 약간 다른 지형입니다.

2. 조금 더 자세히: 지구는 왜 비틀릴까?

우리가 사는 지구는 대륙판과 해양판이 끊임없이 서로 당기고, 충돌하고, 긁히는 매우 활동적인 행성입니다. 학교 다닐 때 배웠던 판구조론이 바로 그 원리죠. 실제로 지진과 화산 등 단시간에 보여지는 증거들이 많아서 어느 정도 감이 잡히실 텐데요.

지진의 주원인인 단층은 그 종류가 역단층, 주향이동 단층, 경사 단층, 정단층 등 다양합니다. 본질적으로 단층은 지형판들의 충돌, 융기, 침몰에 의해 발견되기도 하고, 아주 지협적인 땅의 비틀림과 관련이 있기도 합니다.

판들의 움직임은 지구가 표면 아래에서 강력한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단층은 불과 몇 미터의 균열부터 우주에서 보일 만큼 거대한 규모까지 다양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단층의 크기가 지진의 발생 규모를 제한할 수 있다는 겁니다. 땅 덩어리가 너무 커서 움직임의 최대치가 제한되면 지진 규모도 제한된다는 거죠.

산 안드레아스 단층(San Andreas Fault) [1]

샌 앤드리어스, 혹은 산 안드레아스 단층이라고 한다. 태평양판과 북아메리카판의 경계에 위치한 단층이며,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대표적인 Strike-Slip단층(판이 융기하거나 가라앉지 않는 단층)이다. 예를 들어 이 단층은 그 크기(길이 약 800마일, 깊이 10~12마일)로 인해 규모 8.3 이상의 지진 발생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3. 단층의 종류와 구성 요소

땅은 부드러워 보이지만 그 속의 지층은 암석이 주요 성분입니다. 이 암석층은 구부러지지 않고 힘의 방향에 따라 부러지게 돼 있는데, 이 현상이 바로 단층입니다. 자연스러운 굴곡이 아닌 부러진 지형이기에 절벽 같은 사면이 출현하고 미끄러져 내려간 지형이 형성됩니다.

단층은 크게 네 가지 요소로 구성됩니다.

  1. Dip(단층면): 지반이 미끄러지는 평평한 표면입니다.
  2. Strike(단층 흔적): 단층면이 지표면에 만드는 선 모양의 흔적입니다.
  3. Hanging Wall(상반): 비스듬한 단층면의 위쪽 블록입니다.
  4. Foot Wall(하반): 단층면의 아래쪽 블록입니다.

단층면이 수직이면 상반이나 하반으로 부르지 않으며, 모든 단층은 Dip과 Strike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정단층

지층 판이 갈라지면서 중앙 지층 판이 하방으로 이동할 때 발생합니다. 상반이 하반에 비해 아래로 떨어지는 형태죠. 판을 분리시키는 인장력과 중력이 이 단층을 만듭니다. 중력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정단층이라 부릅니다. 캘리포니아의 시에라 네바다와 동아프리카 단층이 대표적이며, 이는 양쪽 땅 덩어리가 서로 멀어지려 한다는 증거입니다.

역단층

상반이 압축력으로 인해 하반 위로 미끄러져 올라가는 형태입니다. 판들이 서로 수렴하는 경계에서 일반적입니다. 히말라야 산맥과 로키 산맥이 바로 이 역단층의 결과물인 상반 블록입니다. 지금도 히말라야가 높아지는 이유는 거대한 판의 힘이 계속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죠. 정단층과 역단층은 움직임이 경사 방향을 따라 발생하므로 딥-슬립 단층이라 합쳐 부르기도 합니다.

스트라이크-슬립 단층

옆으로 움직이는 힘에 의해 판들이 서로 긁히는 현상입니다. 위아래가 아닌 옆으로 미끄러지기에 상반이나 하반의 구분이 없고 단층면은 수직입니다. 가장 유명한 예가 산 안드레아스 단층입니다. 캘리포니아는 매년 약 2인치씩 옆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1,500만 년 후면 로스앤젤레스가 샌프란시스코 바로 옆에 위치하게 될 겁니다. 갑자기 바다에 빠지는 게 아니라 옆으로 이동하는 것이죠.

경사 단층

많은 단층이 위아래와 옆 움직임을 모두 포함합니다. 이 두 가지 현상이 모두 상당량 나타날 때 경사 단층이라고 구분합니다.

4. 정리하며: 문명과 땅의 평화

단층의 유형을 아는 것은 특정 지역에 작용하는 지층의 힘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입니다. 우리는 움직이는 땅을 너무 싫어하죠. 그런 곳에 위험한 시설물을 지어놓으면 재앙이 발생할 수 있으니까요. 결국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막연한 지진의 진동보다, 실제로 땅을 가르고 구조물을 붕괴시키는 단층의 직접적인 움직임입니다. 지진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단층 분석이 필수적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리 선조들도 경험적으로 움직이는 땅을 피해서 문명을 이루었습니다. 4대 문명은 모두 평야의 기름진 땅에서 발생했죠. 단층 지점은 역사적으로 지진이 잦아 문명이 뿌리 내리기 어려웠을 겁니다. 인류가 쌓아 올린 구조물들은 땅의 직접적인 비틀림 앞에 맥없이 무너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자연과 같이 하는 인류의 문명은 정말 평화로운 것입니다.


출처 및 각주

[1] 내용 인용 및 참조: 나무위키 산 안드레아스 단층 항목 (https://namu.wiki/w/산%20안드레아스%20단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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