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풍수지리

우리는 생활 속에서 본능적으로 풍수지리의 이론을 적용하고 있어요. 어떤 것이 있는지 한번 확인해 볼까요?  

우리가 사는 집은 대부분 남쪽을 향하고 있죠. 집을 사거나 짓거나 할 때 그 집이 남향인지 남서향인지 남동향인지 그런 조건들을 확인하잖아요? 그쵸? 또, 다른 사람들에게 집 고를 때 뭘 보는지 물어보면 대부분 남향집을 선택한다고 하시죠. 왜 그럴까요?

우리나라는 지구의 북반구에 위치하고 있죠. 그래서 태양이 남쪽사면에 위치해 있어요. 집들은 아무리 잘 지어도 열도 뺏기고 차가운 바람이 들어오기도 하죠. 그런 것들을 이기고 잘 버티려면 햇빛이 잘 들어와야 합니다. 그래서 북반구 집들은 모두 남쪽을 향하게 돼죠. 그렇지 못한 집들에 사는 사람들은 차가운 북풍에 엄청나게 춥고 힘들게 살게 됩니다. 

그리고, 집에 수돗물이 잘 나와야하죠? 아무래도 살아가는데 물은 꼭 필요한 요소잖아요? 그래서 옛날부터 집 앞에는 개울이 흐르거나 우물이 가깝거나 그래야 합니다. 그리고, 또 뭐가 있으려나요? 배치를 할 때도 문을 열었을 때 바로 보이게 되면 안 좋죠? 그래서 비껴서 배치하고는 합니다. 뭔가를 막아 놓기도 하구요. 

풍수지리에서는 사람이 살 때 필요한 이론들을 정리해서 양택 (陽宅) 이라고 부르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중요한 요소인 의식주에 그 이론을 접목해서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양택은 대부분 경험에서 비롯된 것들이죠. 즉, 음택처럼 돌아가신 분들의 묘자리에 연관된 내용이 아닌 우리가 사는데 필요한 이야기들을 경험적으로 얻어진 지식을 바탕으로 전해져 오는 이론들이어서 허황된 이야기는 아니라는 거죠.  

배산임수 (背山臨水)

한자어의 뜻을 풀이하면 내 집의 뒷쪽으로 산을 두고 앞쪽으로 물을 둔다는 의미죠. 왜 그래야 할까요? 앞서 이야기 드렸던 남향집과 같은 이유입니다. 즉, 북쪽으로부터 부는 북풍을 막아주는 산이 집 뒷쪽으로 있으면 좋겠죠. 옛날 집들이 얼마나 단열이 안됐겠어요? 목조가옥이 많았던 이유도 나무가 가장 단열이 자연적으로 잘 되는 재료이기 때문입니다. 북쪽에 사는 민족들이 대리석이나 돌 등으로 집을 잘 안 짓거든요. 그리고 살려면 물이 필요하죠. 그러니까 앞쪽에 물을 둬야한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겁니다. 음.. 이론적으로는 뭐 지기 즉, 땅의 기운이 머물게 하려면 물을 만나야 한다.. 그런 이론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이론은 경험이론이거든요. 즉, 물이 없으면 살 수 없기 때문에 이렇게 표현하고 간단하게 그런 조건의 집을 구했던 거죠. 

역류와 순류

서울의 주택지도 양택의 결과로 보면 됩니다. 지금은 한강 전체가 고수부지와 자연제방/인공제방이 섞여서 한강 물이 넘쳐서 서울의 주택지로 흘러드는 일은 없죠. 하지만, 1987년, 1990년 이 두 해 동안 한강의 제방이 넘치거나 유실 돼 서울의 많은 지역이 침수 피해를 입었어요. 왜 그랬을까요? 한강은 일종의 천정천이라는 우리나라 특유의 하천 특징을 가졌어요. 천정천이란 아래 그림과 같은 형태의 하천을 이야기하는데요. 한강이 전형적인 천정천 형태를 지녔어요. 왜냐하면 우리나라 하천은 연중 고르게 강수가 오지 않고 여름 장마철 우기에 집중돼 호우가 올 때는 토사가 과다하게 흐르고 오지 않는 경우는 물이 말라버리는 특성을 가졌거든요. 그래서 우기/건기 때의 하수면의 차이가 심하고 그러다보니 천정천이라는 특유의 하천을 가지게 된거죠. 그래서 아주 중요한 것이 “자연제방”입니다. 사람들은 자연제방으로 불충분한 지역이나 지점에 인공제방을 쌓아서 물이 넘치지 않도록 했지만, 그게 사람의 힘으로 잘 안되잖아요? 그래서 이런 역류 지역에 살면 안된다 그런 이론을 믿어버린 거죠. 

한강도 전형적인 역류지역이 있어요. 

예를 들어서 성내동/풍납동 지역이 역류 지역의 맞서는 곳이어서 인공제방을 쌓아서 물이 넘치지 않도록 했던 지역인데요. 1990년 서울 대홍수 때 여기 제방이 터져서 성내동/풍납동 전지역이 1.5m 이상 침수된 적이 있었어요. 1987년에는 마포구 성산동/망원동 지역이 같은 처지로 잠겼죠. 이지역은 원래 저지대 지역이라서 침수가 잘되는 곳인데 물펌프가 들어오는 수량을 버티지 못해서 침수가 됐어요. 한강의 수량이 역대급으로 넘치면 물이 빠지지 않는 거죠. 

한강 지도 보시면 아시겠죠. 빨간색으로 표시한 지역들이 역류의 맞은 편 지역이 됩니다. 이 지역이 고지대가 아니면 항상 침수가 발생하게 되는 거죠. 금호동이나 압구정도 같은 지역도 역류의 맞은편이지만 여기는 지대가 높아서 자연제방 지역이 아니거든요. 하지만, 아까 말씀드렸던 성내동 지역이나 목동 지역, 망원동 지역은 모두 역류 또는 한강의 수량이 넘치면 물이 빠지지 않는 지역에 해당됩니다. 

사람이 살만한 곳이 아니라는 건데.. 지금은 상상도 안돼죠. 그쵸? 인공 제방과 심지어는 한강의 서울 구역은 고수부지라는 아주 훌륭한 저수조를 만들어  놓았거든요. 고수부지는 즉, 하천의 주변 지역을 의미합니다. 아까 말씀드렸던대로 우리나라는 우기/건기의 강수량 차이가 엄청나거든요. 당연히 건기에 하천 주변 지역을 이용하고 싶었던 거죠. 그래서 한강 르네상스라고 86 아시안게임 88올림픽 전 한강의 흐름을 바르게하고 하천 바닥을 긁어서 평탄화하고 보를 잠실대교/행주대교에 만들어서 한강의 수량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작업을 하면서 넓게 발생한 하천주변부를 고수부지 공원을 조성해서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만들어 준거죠.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제대로 일한 시기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다른 이론들이 많아져서 인공적인 시설물을 바탕으로 하는 고수부지 공원 보다는 자연스러운 하천 모양을 살리는 방향으로 즉, 습지와 모래톱 등이 어우러지는 곳으로 만들자는 주장이 더 많아요. 행주대교 쪽으로 가면 기존의 시멘트/콘크리트 구조물로 이루어진 공원이 아닌 흙과 자연스러운 하천 주변부를 살린 공원지역으로 돼 있죠. 이것 저것 다 해보는 거죠 뭐. 하지만, 한강은 구조적으로 인공제방을 조성하지 않으면 홍수가 빈발하는 지역이라서 견디기 힘들죠. 아무래도 두가지 형태를 공존시켜야 할 거 같아요. 

음.. 오래간만에 전공을 좀 살렸는데.. 재밌네요. 다음에도 비슷한 주제로 또 이야기 해볼게요. ^^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