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부터 2017년까지 태국에서 주재원으로 일을 했었어요. 방콕이라는 큰 도시에서 일하는 거라서 한국이나 큰 차이는 없었는데 심적으로는 외국인으로 일한다는 것이 조금은 마음을 무겁게 하곤 했었죠. 하지만, 태국인들의 특성이 아주 낙천적이고 불교 국가라서 남 탓하지 않고 오늘 조금 힘들고 가난해도 남 탓하지 않고 모두다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사람들이어서 같이 일하면서 위안을 받곤 했어요.
아무튼 태국은 Amazing한 나라이고 방콕은 그 한 가운데 있는 Wonderful City 입니다.
끄룽텝 마하나콘. กรุงเทพมหานคร
방콕, Bangkok의 태국어 명칭입니다. 물론, 원래는 더 깁니다. 원 이름은 ‘끄룽 텝 마하나콘 아몬 라따나꼬신 마힌타라 유타야 마하딜록 폽 노파랏 랏차타니 부리롬 우돔랏차니웻 마하사탄 아몬 피만 아와딴 사팃 사카타띠야 윗사누깜 쁘라싯(กรุงเทพมหานคร อมรรัตนโกสินทร์ มหินทรายุธยา มหาดิลกภพ นพรัตน์ราชธานีบุรีรมย์ อุดมราชนิเวศน์มหาสถาน อมรพิมานอวตารสถิต สักกะทัตติยะวิษณุกรรมประสิทธิ์)’ 이거든요.
말도 안되게 긴 이름이죠. ‘신들의 수도, 위대한 도시, 불멸자(신)이자 에머랄드 부처, 위대한 인드라 신의 아유타야(난공불락), 아홉 개의 보석을 지닌 광명의 세계, 왕의 위세로 가득찬 행복의 도시, 위대한 장소, 환생한 신이 다스리는 하늘 위의 땅의 집을 닮은 왕궁으로, 제석천의 허락에 비슈바카르만(विश्वकर्मा, 건축의 신)이 만든 아바타(화신)가 사는 비마나(하늘을 나는 수레)’ 라는 뜻이랍니다.
엄청난 이름은 대부분이 산스크리트어 (범어) 라는 불교 언어라서 평범한 태국인은 잘 읽지도 못하는 말이고 뜻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실제로 태국인에게 방콕 원래 이름과 뜻이 뭐냐고 물으면 그냥 얼버무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뭐든지 부처님의 뜻으로 종교적으로 해석하는 나라답게 도시 이름은 신들의 도시라는 뜻으로 길게 이것저것 가져다 붙여 놓은 거라는 심증이 듭니다. 🙂
방콕 시내의 도심 곳곳은 작은 불교 사원입니다. 우리나라는 건축물을 지으면 조각상이라든지 예술품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돼 있잖아요? 방콕은 큰 건물은 모두 작은 사원이나 불상을 세워 놓습니다. 가장 유명한 것이 Grand Hyatt Erawan Bangkok 호텔 옆에 있는 Erawan Shrine 이라는 작은 사원인데요. 아래 사진을 보시면 안쪽에 불상(?)이 있죠? 우리가 생각하는 부처님이 아니구요. 일종의 힌두교 신이라고 하는데 얼굴이 4개가 있고 팔이 4개씩 있는 조각상입니다. 힌두교의 신 브라흐마 라고 하니다. (비슷한 외모거든요) 기독교 신자들은 관심 없겠지만, 불교 신자들은 멀리서도 와서 복을 비는 곳이어서 사시사철 사람들이 엄청나게 모이는 곳이거든요. (소문이 난 기복 신앙의 성지? 와서 기도하면 이루어진다는.. 그렇답니다.)

태국하면 생각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슬픈 역사가 있어요. 2015년에 폭탄 테러가 있었는데요. 끔찍한 사건이었습니다. 총 20명이 사망하고 160여명의 부상자가 있었죠. 2015년 8월 17일에 시간도 한참 바쁜 퇴근시간인 18시 50분 정도에 폭발이 있었습니다. 범인이 가져다 놓은 강력한 가방 속 구슬형 사제폭탄이 터져서 사망한 사람들의 경우는 정말 처참한 모습이었거 실제 시체를 수습하는데도 엄청 오래걸렸던 사건이었어요. 당시 방콕에서 일을 하고 있을 때여서 정말 기억이 생생한데요. 특히 이 사원 옆 건물에 저희 회사의 지점이 있었거든요. 직원들의 피해는 없었지만, 아찔한 기억입니다.
방콕의 시민들 중 상당수가 이 사건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을 정도거든요. 실제 많은 시신의 사진들이 SNS를 떠돌았고, 정말 충격적인 사진이어서 끔찍하기 이루 말할수가 없었습니다. 한동안 SNS를 안 열어봤을 정도였습니다.
Tips
방콕에 살면서 체득한 정보들인데.. 필요하면 참고하세요.
- 항상 가벼운 긴팔 옷을 하나 챙기세요
방콕은 열대의 나라지만, 건물은 항상 냉장고처럼 시원한 경우가 많구요. 특히, BTS를 타시면 거의 엄청 춥다고 느끼실 겁니다. 평소 추위를 많이 타시는 분이라면 긴팔 옷은 필수입니다 - 점심은 Terminal21의 푸드코트Pier21에서 드시면 뭘 드셔도 대박입니다.
맛있는 음식은 시장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일일이 다닐 수 없으니 가장 비슷한 Terminal21 최상층에 있는 푸드코트에서 해결하세요. 저는 이곳에서 항상 “쏨땀 카오폿(옥수수를 넣은 쏨땀)”과 “마무엉 까오니아오(망고와 찹쌀밥)” 그리고, “셀렉 느아뚠(쇠고기 중간 쌀국수)”를 매주 먹었습니다. 쏨땀은 주로 파파야로 만들지만, 이 쏨땀 카오폿은 옥수수를 알갱이만 떼어내서 만든 쏨땀입니다. 입맛을 돋우는 별미입니다. - 망고 (마무엉) 는 치앙마이 연두 망고를 꼭 드셔야 합니다.
흔히 노란색 망고를 많이 사서 드시는 것 같아요. 태국의 명물은 거의 연두빛이 나는 커다란 망고입니다. 크기는 노란색 보다 거의 30~40퍼센트는 큽니다. 과육이 일품입니다. 물컹 거리지도 않구 약간 단단하지만 적당한 단단함으로 맛깔납니다. 큰 수퍼마켓을 가시면 4~8월 경에는 파는 경우가 있으니 관광가서는 좀 힘들 수도 있지만, 한달살기하시면 시도해 보세요. - 호텔보다는 에어비앤비를 빌리셔서 “두리안”을 드셔야죠
호텔은 두리안 금지 구역이어서 에어비앤비 괜찮은 곳 있으면 빌리셔서 두리안을 마음껏 먹고 가는 것도 좋은 투어입니다. 두리안은 주로 4~8월에 걸쳐서 싸게 나옵니다. 이때 한통을 다 사서 싸가셔서 드시면 정말 최곱니다. 약간 딱딱한 “두리안 켕”이 최고구요. 품종은 무난한 몬통이면 됩니다. 지나치게 물컹거리면 냄새가 심하고 맛이 덜합니다. 두리안도 마찬가지로 행사하실 때 큰 수퍼나 백화점 같은데서 통째 팔거든요. 그때를 노리십시오. - 태국 동북부 “이산” 지역 요리를 맛 보세요.
Issan 은 태국의 북동부 지역, 라오스와 접경 지역을 가리키는 말인데요. Issan Food는 정말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음식인 거 같아요. 쏨땀은 원래 이 지역 음식이구요. 까오 니아오(찹쌀밥) 도 이 지역 사람들이 주로 먹는 음식인데, 한국인들은 찹쌀밥을 먹는게 일반 쌀밥보다 훨씬 맛있어요.
Issan 고기 요리 중에서 꺼무양, 까이양 같은 돼지고기/닭고기 구이를 남쁠라(생선소스)에 찍어서 먹는 요리가 누구라도 좋아하실 겁니다. 깽쏨(김치찌개 맛이 나는 요리) 을 곁들이면 정말 최곱니다.
Yum Saap, Baan Ying Isan & Grill 과 같이 영어 메뉴판을 가지고 있는 음식점들이 많아졌으니 꼭 시도해보세요.
쓸이야기는 정말 많네요. 다음 편에 또 정리해 볼께요.